한국형 자기주도&동료학습 모델
부스트캠프는 현장에 필요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동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모델을 발전시켜왔습니다. 다양한 시도와 변화가 있었지만 부스트캠프의 학습 철학은 유지되고 강화되어 왔습니다. 이 학습 철학은 어디에서 기인했을까요?
기술 리더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개발자
부스트캠프를 기획하며 네이버 기술 리더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업의 리더들이 말하는 “함께 일하고 싶은 개발자”에게는 아래와 같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당장의 개발 지식이나 실력보다 이러한 역량이 중요한 이유는 현업의 개발 환경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도구와 프레임워크가 개발되고 적용되는 현장에서 불변하는 지식이나 스킬 그리고 문제는 없기에, 변화하는 환경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문제를 정의하고, 분석하여 그에 따른 해결책을 찾아내는 역량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부스트캠프는 이러한 역량을 연습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갖추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강의식 수업", “경쟁", “점수를 매기기 위한 평가"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과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집중했습니다. 이때 영향을 미친 것이 2013년 설립된 프랑스의 IT 전문 교육 기관 에꼴 42(Ecole 42)였습니다.
에꼴 42 홈페이지 (https://42lehavre.fr/en/the-42-method/)
교수, 교재, 학비가 없는(No Professor, No Textbooks, No Tuition) 파격적인 교육 모델을 제시한 에꼴 42는 학습하는 방법 배우기(learn how to learn)에 집중합니다. 몇 달 안에 특정 지식, 언어를 통달하는 단기적인 목표가 아니라(실제로 통달도 어렵지만) 개발자라는 경력 전반에 걸쳐 기술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동기 부여된 자기주도적인 학습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Problem-Based Learning, PBL) 동료 간 자유롭게 소통하는 환경 속에 이러한 역량이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2019년, 부스트캠프를 개편하다
2019년, 부스트캠프는 에꼴 42의 성공요인을 벤치마킹하여 기존의 부스트캠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두 가지 학습 철학을 공표했습니다. 그리고 이 학습 철학은 지금까지 부스트캠프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부스트캠프는 이 두 가지 학습 철학에 근거하여 챌린지와 멤버십이라는 2단계 모듈을 설계했습니다.
목표
에꼴 42의 혹독한 몰입 과정인 '피신(La Piscine)'을 벤치마킹한 4주 과정입니다. 단순한 지식 평가가 아닌, 강도 높은 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동료와 협력하여 생존하는 잠재력과 근성을 확인합니다.
실무와 유사한 환경에서 개발자로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실무 지식과 역량을 체득합니다.
운영
현업에서 알아야 할 CS 지식맵을 바탕으로 출제된 미션을 4주 동안 매일 제한된 시간 내 완수하고, 동료 간 피드백을 주고받는 강도 높은 경험을 반복합니다.
주 단위 스프린트 반복과 자유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기획부터 배포까지의 개발자에게 필요한 일련의 과정을 직접 경험합니다. 미션 요구사항을 스스로 해석하고 정의하여, 필요한 실마리와 지식을 찾아내는 자기주도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징
챌린지에서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자기주도적으로 동료와 상호 작용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학습자를 찾습니다. 따라서 챌린지는 멤버십에 입과할 학습자를 선정하는 관문이자, 부스트캠프 문화에 적응하고 스스로 학습 전략을 검증하는 기회입니다.
동료와의 소통과 협력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미션은 개인이 수행하지만, 스터디 그룹과 상호 작용하고 코드 리뷰를 진행하며 학습의 깊이를 더합니다.

한국에서도 자기주도/동료학습 모델이 가능할까?
강의식 교육과 상대 평가에 익숙한 한국의 학습자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동료와 함께 학습하고 성장하는 문화를 받아들이고 실천할 수 있을지는 부스트캠프에게도 실험적인 과제였습니다. 이에 부스트캠프는 자기주도적인 학습자가 동료 간의 건강한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구조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고민했습니다.
첫째, 미션을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설정했습니다.
학습자가 스스로 해석해야 하는 여지를 열어두고, 제한된 시간 내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이도와 분량을 의도적으로 제공했습니다. 스스로 고민한 문제를, 동료에게 설명하고 동료의 해결방법과 고민을 경청해야만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것입니다. 처음 부스트캠프에 입과하면 학습자들이 당황하고, 낯설어 했지만 반복적으로 미션을 해결하며 자연스레 자신만의 방법을 찾고 동료와 함께 성장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때로는 미션이 친절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션들은 개발자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지식들이며, 여러분이 이 미션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와 지식을 스스로 찾아내길 유도합니다. “
부스트캠프 2019 blueprint book
두번째, 쉽게 그리고 자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코호트(cohort)모둠을 활성화했습니다.
*코호트란 교육 프로그램 시작 시점에 함께 입학하여, 일련의 발달적 경험을 공유하며 상호 작용하고, 거의 동시에 프로그램을 마치는 학습자 집단을 의미합니다.
개발자를 꿈꾸는 비슷한 수준의 학습자가 150명 가까이 모여있기에 이미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었지만, 학습자간 상호 작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장치와 활동이 필요했습니다. 피어 세션(Peer Session)이라는 활동을 마련하여 매일 혹은 매주 4~5명의 동료를 만나 서로의 코드와 결과물을 살펴보고 공식적으로 공유하는 시간을 운영했습니다. 피어 세션은 동료의 코드 작동여부를 확인하는 피어 컴파일(Peer Compile)과 서로의 문제 해결 과정과 결과에 대해 대면하여 대화를 나누는 피어 피드백(Peer Feedback)으로 구성했습니다. 일련의 활동이 서로에 대한 평가나 경쟁의 시간이 되지 않도록 학습자 간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하였습니다. 학습자 간 긍정적인 영향력을 관찰하는 방법은 Chapter1.4. 평가, 측정을 넘어 성장의 나침반으로 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세번째, 챌린지에서 멤버십으로 이어지는 시간동안 학습의 깊이, 자기주도적 의사결정의 범위, 협력의 밀도를 점진적으로 확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챌린지 초반에는 하루 단위로 해결할 수 있는 미션을 제공했다면 멤버십에서는 일주일 단위로 확장하고 최종적으로 6주 단위의 프로젝트를 학습자가 스스로 기획하고 배포하는 경험까지 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동료와의 상호 작용 역시 초기에는 4~5명의 코호트 모둠 내에서 시작하여 그 범위는 커뮤니티 전체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넓히고, 협력의 밀도는 초반에는 서로의 코드를 읽고 문제 해결 과정을 논의하는 수준이었다면 마지막에서는 하나의 팀을 이루어 공동의 산출물을 만드는 경험까지 심화했습니다. 이처럼 과정을 거듭하며 심화하는 학습 경험 설계를 통해 학습자는 자연스럽게 부스트캠프의 학습철학을 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스트캠프 내 다양한 유형의 조력자와 힌트를 마련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마스터입니다. 부스트캠프를 함께 설계한 코드스쿼드는 부스트캠프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가르치지 않되 학습자에게 필요한 조언과 도움을 적절하게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학습자가 지나치게 헤매지 않도록 미션 종료 후에는 완성된 코드가 아닌 "왜 이렇게 접근해야 하는지, 어떻게 설계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힌트를 담은 해설 영상을 제공합니다. 학습자는 마스터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힌트를 얻고, 다음 미션에서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나가게 됩니다. 마스터 외에도 현업의 개발자들이 코드 리뷰어, 멘토로 참여하여 학습자에게 적시에 좋은 질문을 던지고, 자극을 주며 제한된 기간 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AI시대에 더욱 유효한 부스트캠프의 철학
강의 중심의 수동적 학습과 성적 중심의 경쟁에 익숙한 국내 교육 환경에서, 학습자들에게 '자기주도성'과 '동료와의 협력'이라는 낯선 문화를 이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스트캠프는 한국의 문화를 고려한 학습 환경을 설계하여 학습자의 변화를 이끌어 냈고, 새로운 교육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습니다.
그 결과, 기존 40명 수준이었던 수료생 규모를 2019년 챌린지 145명, 멤버십 78명으로 스케일업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누적 1,2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한 거대한 커뮤니티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후 환경과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여 교육 모델은 끊임없이 고도화되었지만, 2019년 정의한 부스트캠프의 학습철학은 흔들림없이 유지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AI시대를 맞이하는 오늘날 부스트캠프가 가졌던 문제의식과 철학은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유의미해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기술이 급변하고 문제의 복잡도가 높아질수록, 본질을 파악하여 해결하는 역량과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고 동료와 협력하며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경험은 대체 불가능한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부스트캠프는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며 AI시대 개발자에 필요한 경험을 설계하고 실험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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